교사가 되면서 내가 배운 것 : 스마쿠스 부락으로의 여정
티파니는 사업에서 고난을 겪은 후, 대만 산지 속 작은 부락으로 거처를 옮겨 교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이는 스마쿠스에 있으면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인간으로서 한층 더 성장한 그녀의 이야기다.
Taiwan, Eastern Asia
Tiffany Ko의 이야기. 번역가 Insang Cho
March 20, 2022에 출판됨.
어렸을 적, 시골 교육을 다루는 영화를 보고 시골에서 교사가 되는 생각을 한 번 해본 게 기억납니다. 세월이 흘러, 제가 실제로 교사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죠. 대만의 수도인 타이페이에서 대만 산지 내에 위치한 원주민 부락 ‘스마쿠스(토착어, 타이야족어)’로 거처를 옮긴 순간부터는 매일매일이 항상 달랐습니다.
태권도 현역 선수이자 코치로서, 호주 대학생활 중 아이들과 성인을 대상으로 운동을 가르치고 야영과 스포츠 행사를 개최하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모든 건 혼자 시작했고, 곧바로 몇몇 기업, 협회, 대행사와 협업하는 작은 회사로 번창했어요. 저는 그 때 고작 23살이었고, ‘성공한’ 여성 사업가가 돼 인생이 잘 풀릴 거라 생각했습니다. 최고의 여성 사업가 중 하나가 돼 남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싶을 뿐이었고요.
더 이상 지도자로 자질이 없다는 느낌, 그리고 제 경력과 삶에 희망이 보이지 않는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가끔 사람들은 “자존심이 강한 자는 오래 갈 수 없다”고 말합니다. 저는 제 동업자가 공동 은행 계좌에서 제 이름을 제외시킨 것을 알았을 때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그녀는 제가 제공했던 자금으로 사업을 계속 이어갔죠. 이는 마음 속 깊은 상처가 돼 결국 저는 고국 대만으로 귀국을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다시 제 사업을 시작했죠. 사업 구상 5개월째, 저는 타이페이 중심부에 체육관을 설립했습니다. 사업은 계속 성장해 예상보다 훨씬 잘 됐고요.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일에 치이기 시작했고 제 정신과 영혼은 지칠 대로 지치게 됐습니다. 그와 동시에, 함께 일한 동료들은 월급과 일의 강도에 불만을 품기 시작했죠. 더 이상 지도자로 자질이 없다는 느낌, 그리고 제 경력과 삶에 희망이 보이지 않는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난 실패야.” 온 세상이 마치 제게 포기하라 말하는 것 같았거든요.
한 회사의 대표였던 내가 어떻게 시골 동네에서 교사가 된다는 거지?” 남의 평가가 두려웠던 거죠.
지난 3월, 코로나19는 대만을 강타했습니다. 수많은 사업체가 극심한 피해를 보고 다수의 사람이 실직을 했죠. 이런 상황은 백수였던 저의 구인활동을 더 어렵게 만들 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생각이 뇌리에 스쳤죠: “시골에서 교직에 올라야겠다.” 조사를 좀 해보니 교사를 찾고 있는 한 초등학교를 발견했습니다. 그 학교 웹사이트를 훑어본 후 생각했죠 – “안될 건 없잖아?”. 솔직히 이 결정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제 자존심에 금이 갔기 때문이죠. 그러곤 제 자신에게 대고 웃었습니다: “니가 뭔데? 이 직업을 왜 낮게 보는 건데?” 속내에서 수치심이 느껴졌습니다: “한 회사의 대표였던 내가 어떻게 시골 동네에서 교사가 된다는 거지?” 남의 평가가 두려웠던 거죠.
당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었던 지라, 그런 생각을 저버리고 한번 해보기로 마음먹었죠. 마침내 인터뷰에 응했고, 출근이 확정돼, 짐을 싸 스마쿠스 부락으로 이사했습니다. 저는 원주민 아이들에게 영어, 음악, 그리고 체육을 가르치는 교사가 됐어요. 추가로, 태권도 팀을 만들어 애들을 경기에도 내보냈습니다. 그 이후로 매일매일이 항상 달랐습니다.
교육은 스마쿠스에서 정말 소중합니다. 이곳 아이들은 도시에 사는 애들과 같은 과외 활동 기회를 갖지 못하는데 그 이유는 학교에 교사 수가 현저히 적을뿐더러, 주요 수업만을 가르치기에도 벅차기 때문이죠. 다른 학교들과 달리 교통이 불편해 과외 활동을 위한 교사나 코치를 고용하기도 어렵습니다. 심지어 행정상의 어려움으로 정부에서 보조금도 거의 못 받고요. 이것이 제가 아이들을 위해 태권도 동아리를 만든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는 운동 동아리가 아이들이 평소 일과를 배우는 데 좋은 방법이라 여겨요. 그들을 훈련시켜 더 뛰어난 운동 능력을 갖게 할 뿐 아니라, 건강한 습관을 만드는 훈련도 강조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더욱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기 시작한 이유는 스포츠 영양학을 훈련의 일부로써 가르치기 때문이죠.
물론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태권도 팀은 아무런 지원 없이 시작했고, 모든 초기 장비는 대만 전역에 있는 코치분들과 납품업체에서 기부해 주셨어요. 인터넷의 힘을 빌려 영상과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시골 학교 체육 교육에 대한 관심을 끌어냈습니다. 또한 시합을 위해서 하산할 때 필요한 자금을 모으려 모금활동도 시작했어요. 놀랍게도 많은 분이 연락과 도움을 주셨고요. 아이들이 무술을 정말 좋아하는데, 특히 화려한 발차기와 회전을 가진 태권도를 좋아합니다. 지금은 아이들이 운동을 즐기고 태권도 훈련 시간 동안 서로 돕는 걸 볼 때마다 정말 기쁘고 고맙더라고요.
부락 내 공동체의식은 굉장히 강합니다. 아이들은 할머님들이 부락 주민 모두를 위해 요리하시는 식당에서 함께 점심을 먹죠. 학교의 특별한 부분은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든 학생들이 종일반에 있다는 겁니다. 학부모님들이 밤 늦게까지 일을 하느라 바쁘기 때문이죠. 그러니 이곳 교사들은 다른 학교에 비해 아이들을 보살필 책임감이 훨씬 큽니다.
원주민들은 저를 가족의 일원으로 보고 제게 ‘걱정 없는’ 삶이 무엇인지 보여줬습니다. 노래하고, 먹고, 그리고 얘기하며, 사람들은 문제에 도망치지 않고 직접 마주하거든요. 저는 제가 느끼곤 했던 부끄러움을 극복하고 이 곳에서 목표와 희망을 찾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스마쿠스 부락엔 사랑과 통합이 존재합니다. 사람들은 사랑으로 행복과 슬픔을 공유하며 그들의 짐을 덜어버리죠. 생활 환경이 다른 도시만큼 좋진 않지만, 스마쿠스 사람들은 함께 일하고 조화를 이뤄냅니다.
저는 제 자신도 바꿔냈습니다. 일상에서 작은 것에 감사하기 시작했죠. 바람이 불 때, 태양이 치솟을 때, 비가 내릴 때, 꽃이 필 때, 이 모든 순간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풍요롭게 산 적이 있어도 내면 속 어떤 것이 부족했고, 삶의 방향을 모른 채 오직 걱정과 공허함으로 가득 찬 삶을 살았죠. 우리 모두 ‘베푸는 것은 받는 것 이상이다(to give is more than to receive)’라는 구절을 배웠습니다. 저는 여러분께 당당히 말할 수 있습니다. 베푸는 것이 더 좋다는 걸요. 걱정을 덜어내기 시작하거나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지 않는 한 여러분은 이게 어떤 뜻인지 절대 알 수 없을 겁니다.
티파니 본인과 스마쿠스 부락을 소개하는 영상을 시청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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