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의 목숨도 중요하다: 기차에서의 경험
이곳 네덜란드에 사는 흑인 여성으로서 피부색 때문에 살해를 당하지는 않겠지만 그것이 네덜란드에서 인종차별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Netherlands, Western Europe
Naomi Beijer의 이야기. 번역가 Hwaeun Lee
October 11, 2022에 출판됨.
‘이 자리가 확실한가요?’
승무원이 이 질문을 했을 때 나는 스스로 믿을 수가 없었다. 물론 승무원이 그런 질문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 전에 눈빛을 교환하면서 나를 쳐다보던 그의 표정을 통해 그가 내게 이 질문을 할 것이 미리 예측이 되긴 했었다. 내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었을 때 나는 그것이 매우 불쾌했다.
‘네. 저는 여기 앉으면 됩니다. 유효한 일등석 티켓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건 왜 물으시죠?’
나는 그저 물어보았다. 조용히 있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왜 그래야 하나? 나는 자신의 편견을 드러내는 승무원을 만났던 것이다. 그의 질문 자체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그가 나를 보던 눈빛, 질문의 의도, 그리고 그 뒤에 따른 그의 설명이 나를 더욱 화나게 만들었다.
‘네, 여기 혼자 앉아 계시는 게 이상해서요.’
내가 여기 혼자 앉아있는 게 이상하다고? 일등석을 타기에 내가 너무 어린 건가? 아니면 내가 흑인이어서? 만약 나이 많은 백인 남성이 여기 혼자 앉아 있어도 같은 질문을 받았을까?
‘그렇군요. 제가 여기 혼자 앉아있긴 하지만 그게 왜 이상한 건지 이해가 안되네요.’
‘요새 악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요.’
그는 내가 악용하는 거라고 생각했던 건가? 일등석과 이등석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그래서 나는 일부러 유효한 티켓을 가지고 여기에 앉았던 것이다.
‘저는 절대 그런 짓을 하지 않습니다. 여기가 일등석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설명하신 내용이 이상하게 들리네요. 이번 주에 일어난 모든 일을 생각했을 때 특히 말입니다.’[1]
그의 무전기가 꺼졌다. 승무원이 이 대화를 빠져나갈 좋은 이유였다. 나는 그의 몸집에서 불편함을 느꼈고 그는 다른 객실로 급히 이동했다. 나는 그가 다시 돌아와 끝내지 못한 대화를 이어나갈 거라 생각했지만 그는 그 뒤 나를 줄곧 피했다. 매우 불행한 일이었다.
내 말을 오해하지 않길 바라는데, 그 이유가 전반적으로 나는 좋은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공부도 할 수 있었고 내게는 어머니와 멋진 남자친구가 있다. 좋은 직업도 갖고 있으며 대체로 행복하다. 하지만 이렇게 악의 없어 보이는 사건들이 종종 내게 일어나곤 한다. 내가 가게에서 칼을 살 때면 사람들이 나와 거리를 두고, 영화관을 가도 티켓 검사를 계속 당해서 사람들의 비웃음을 산다. 또 내가 누군가를 비판을 하면 그가 내게 욕을 하기도 하고, 내가 프로페셔널한 모임에 가면 ‘내 특별한 외모’ 때문에 사람들이 놀라곤 한다.
저는 이에 대해 더 이상 입을 다물고 살지 않을 것이다. 나도 다른 사람들과 전혀 다를 게 없다. 이제 그만하고 싶다.
흑인의 목숨도 중요하다. 이 문장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 안에 많은 것이 함축돼 있는데 특히 차이를 나타낸다. 사람들이 대하는 데 있어서의 차이. 백인과 비백인의 삶의 차이인 것이다. 나는 이런 문장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를 바랐다. 하지만 지난 달 나는 이것을 소리쳐 부르짖어야 했다. 그러한 차이나 차별은 미국처럼 크기도 하고, 여기 네덜란드처럼 미묘하지만 악의에 찬 것이기도 한다.
이곳 네덜란드에서는 차별이 사람들 간의 대화에서도 드러나지만 사회 시스템 전반에 뿌리내리고 있다. 네덜란드 세금 및 관세청에서 인종에 따라 자료가 수집되고, 구조적으로 인종 및 졸업한 학교에 따라 취업에 제한이 있고 추천서의 양도 달라진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차별은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모두 일어난다. 모든 사람들은 편견을 가지고 있고 이것이 우리가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그것이 밖으로 표현돼서는 안 된다. 나는 그 승무원이 의도적으로 자신의 편견을 드러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것은 그것이 얼마나 뿌리 깊게 박혀 있는 것인지를 시사한다.
이 이야기는 원래 나오미에 의해 독일어로 작성됐었다.
Footnotes
[1]이 이야기는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가 일어난 시기에 발생한 사건에 관한 것이다. 2020년 6월에 이것과 관련해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코로나 시기에 시위를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 논란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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