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bers of Bandung School of Peace are discussing sexuality and culture plus pro and contra in Indonesia

인도네시아에서 모두를 위한 안전한 공간을 만든다는 것

안전한 공간이라고 해서 지하 엄폐호나 비밀리에 만든 은신처만을 뜻하지 않는다. 때로는 자신을 안전하게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사회를 안전한 공간이라 한다.
Indonesia, Southeast Asia

Fanny Syariful Alam의 이야기. 번역가 Insang Cho
May 24, 2022에 출판됨.

이 이야기는 GB it 로 번역되고 있음.



누군가 안전한 공간을 언급하면 마음 속 어떤 게 먼저 떠오르시나요? 지하 엄폐호? 비밀리에 만든 은신처? 자신을 보호할 장소? 끈끈한 우정이나 배려하는 관계처럼 물리적인 공간이 아닐 수 있습니다. 제 친구가 저를 찾아오는 것처럼 말이죠. 그녀는 남자친구의 폭력적인 행동으로 생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제 도움이 필요하다 했습니다. 이를 주변 사람, 심지어 부모님께도 털어놓지 못했어도 제게 말하는 건 편하다고 덧붙여 말했고요.

안전한 공간을 더 넓은 의미에서 얘기해봅시다. 제가 사는 도시인 반둥에서 각 다른 종교를 가진 제 친구들이 종교적 이유로 박해를 겪곤 했던 사실을 중점으로 말해보죠. 한 예로, 종교 집단 ‘이자비 시아(IJABI Shia)’의 한 일원인 디야(Dhiyat) 씨에 의하면, 몇몇 급진 이슬람교도 단체가 이슬람 달력 상 첫째 달인 무하람(Muharram) 10일 째 되는 날 열리는 축제, 아슈라(Ashura)를 기념하는 이자비 시아 사람을 위협적인 행진으로 박해했습니다. 이유인 즉슨 그들이 보기에 이자비 시아 집단은 참된 이슬람 교리에서 벗어났고, 이를 신성 모독으로 여겼기 때문이었대요. 또한 반둥 공과 대학교(ITB)에서 벌어진 기독교 집단 시위 사건을 목격한 것도 생각납니다. 이슬람 교의 전통적 습관, 규범인 수나(Sunnah)를 옹호하는 종교 집단 PAS(Penegak Ahlul Sunnah)가 스테픈 통(Stephen Tong) 목사의 부활 예배를 방해한 사단이었죠. 이 기독교 집단이 여태 주기적으로 매년 자정까지 예배를 드려온 사실에도 불구하고 PAS는 밤 늦게까지 그 장소에서 행사를 한단 이유로 행사 위원회에 고발했습니다. 예배는 오후에 마쳐야 한다 주장하면서 말이죠.

안전한 공간을 생각하니 여성 동성애자, 남성 동성애자, 양성애자, 성전환자 등 성소수자(LGBT) 친구들도 뇌리에 스칩니다. 인도네시아 하원이 형사법에 새로 입안할 간통죄 조항으로 성소수자 자체를 유죄로 만드는 계획 발표에 저는 할 말을 잃었거든요. 코로나19 초창기 일부 브이로거(vlogger)가 반둥에 있는 제 성전환 친구들에게 일용품 상자를 공유하는 몰카를 기획했는데, 그 상자엔 오직 쓰레기와 벽돌, 그리고 상한 음식만이 들어있던 끔찍한 사건도 떠오르네요. 

저는 중국계 인도네시아 후손 또한 잊을 수 없습니다. 그들이 몇 세대에 걸쳐 겪은 차별을 목격해 왔기 때문이죠. 이는 바야흐로 1958년 법률 제62호 시행을 기점으로 시작됐어요. 이 법은 인도네시아 시민임을 증명하는 시민권 ‘SKBRI’를 의무로 가져야 한다는 겁니다. 따라서 그들의 사회, 정치, 문화 관련 권리를 모조리 주류에서 박탈한 격이죠. 저는 그들을 향한 증오와 차별을 드러냈던 1998년 5월 폭동을 기억합니다. 수십 명의 중국계 후손이 사망하고 강간을 당하며, 그들이 소유한 가게가 모조리 털렸던 사건이었죠.

이런 과거를 살펴보니 안전한 공간은 모두에게 필수 불가결하지만 본인을 드러내고 목소리를 내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소수에게 특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반면, 인도네시아에서는 이를 충족시키려면 어떤 종류의 안전한 공간이 필요할까요?

안전한 공간은 물리적 ‘공간’뿐 아니라 자신을 편히 표현하고 목소리를 낼 ‘필요’ 또한 의미한다.

안전한 공간의 필요성으로 넘어가기 전, 인도네시아는 34개 지방에 약 2억 7천명의 다양한 민족, 인종,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분포하는 거대한 나라인 걸 조심스레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이래서 이 곳엔 다양성 속 통합을 뜻하는 ‘비네카 퉁갈 이카(Bhinneka Tunggal Ika)’의 원칙을 중요시 여겨요. 신조는 본질적으로 다른 민족, 종교, 그리고 인종의 배경을 구분하는 것 없이 모든 인도네시아인의 통합을 반영하죠. 이와 반대로 요즘엔 많은 이들이 다양성을 비판하는데, 특히 제가 앞서 언급한 소수를 경멸합니다. 정부를 포함해 대중까지 그들에게 갖가지 무시를 할 때는 두렵기 그지없으며 자신을 표현하는 건 당연히 불가능하죠. 반둥에 위치한 인도네시아 평화 학교를 다니는 제 청년 단체 구성원은 매주 소수 단체 사람과 모임을 갖습니다. 그들은 종교, 성 방향성 혹은 성 정체성 표출과 관련된 고충을 가감없이 공유해요. 사람들이 범인 취급을 하고 차별할 수 있단 두려움을 가진 채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안전한 공간은 그들에게 대안책입니다.

안전한 공간은 전혀 편향되지 않은 시각과 더불어 선입견과 편견에서 자유로워야 합니다.

제 청년 단체는 다양한 기능을 하는 안전한 공간의 필요성과 연관된 소수의 경험을 들을 때 영감을 받습니다. 항상 제가 청년 구성원에게 강조하는 부분은 입장 바꿔 생각해보는 방법이에요. 인류의 발전을 위해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서죠. 예를 들어, 제 성전환자 친구인 아유 칸티카가 말하길, 안전한 공간은 가족조차 등돌린 소수가 갈 수 있는 곳입니다. 이들은 성 정체성 표출에서 느낀 벽을 간직한 채 방문하고, 가끔은 친척이나 가족이 거들떠보지 않는 심각한 건강 문제를 떠안고 오죠. 한편, 제 성전환자 친구인 렛수가 강조하길, 안전한 공간은 전혀 편향되지 않은 시각과 더불어 선입견과 편견에서 자유로워야 합니다. 성소수자 대표인 호비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본인을 드러내고 대화를 할 수 있는 곳이라 덧붙입니다.

안전한 공간을 향한 관점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어요. 이자비 시아 단체의 디야 씨는 그의 단체에게 안전한 공간엔 조건이 필요하다 말합니다. 아슈라 축제를 기념할 때마다 시위를 벌이는 자들로부터 안전해야 하죠. 이런 맥락에서 안전한 공간은 종교 축제를 반대하는 박해를 막기 위해 꼭 필요합니다. 중국계 인도네시아인 후손에 관해서라면, 반둥의 한 단체 운동가인 제 친구 나디아 프리아트노가 말하길, 1998년 5월 폭동 이후부터 후손 대부분의 마음은 줄곧 불안정한 것 같아 반드시 안전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은 2017년 자카르타 시장 선거에서 아혹(Ahok)이라 불리는 바스키 짜하자 푸르나마(Basuki Tjahaja Purnama)가 당선된 사실 뿐만 아니라, 2014년과 2019년에 벌어진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 유세에 신분 자체가 정치로 쓰여 양극화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중국계 후손인 크리스티안과 당시 인도네시아 대통령 조코위 정부는 이슬람교도 강경파와 그의 옹호자에 정치적으로 무자비하게 짓밟혔죠.

저는 안전한 공간이 각자의 필요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자각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특히 소수 종교, 성 방향성, 성 정체성, 인종 그리고 민족 집단이 안전하게 그들의 목소리와 자신을 공개하는 데 중요성을 시사하죠. 또한 물리적인 공간만이 아닌 특정 조건이나 상황, 혹은 같은 관심을 가진 소수 단체가 모여 타인의 부정적이고 고지식한 잣대, 그리고 그저 다르다는 이유로 가하는 위협 없이 각자의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는 바를 지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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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

파니(Fanny)는 줄곧 저희에게 이야기를 전해줬습니다. 특히 인도네시아에 있는 정치권과 종교 지도자들이 성소수자 LGBTQ+ 사람들을 힐난하는 까닭으로 종종 본인의 종교적 믿음을 따르는 데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들려주죠(첫 번째 추천 이야기). 다른 통신원도 비슷한 주제로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메간(Megan)은 한국에서 코로나19를 퍼뜨린 주범으로 성소수자를 지목하기 전까지 다른 성소수자와 사회를 바꾸려 노력했고, 자신의 정체성과 본인을 드러낼 안전한 공간을 찾았던 과정을 들려주죠(두 번째 추천 이야기). 반면 로라(Laura)는 자신이 여성 동성애자인 걸 알면서도 내재한 여성 동성애자 혐오증과 여성 동성애자를 향한 부정적인 감정에 곤혹을 겪었어요. 이들의 이야기에선 그들이 이제껏 배운 것과 타인의 생각을 잠시 접어둔 채 어떻게 누군가를 맘껏 사랑하기로 결심했는지, 그 내용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추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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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ny Syariful Alam

Fanny Syariful Alam

Fanny Syariful Alam (He/Him) is a social activist, working voluntarily as Regional Coordinator for Bandung School of Peace Indonesia, a community for youth engagement in peace and human rights issues. He enjoys working with the youth for empowerment and knowledge transfer about social, politics, and human rights. He is also a writer and columnist for human rights issues. Please, feel free to contact him on [email protected] and read his work at https://www.insideindonesia.org/essay-our-home-toge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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